고려대 고양이 쉼터, 길거리 작은 생명에 도움 '눈길'

입력 2017-01-04 08:52|최종수정 2017-01-04 16:32

"동물들이 건강 회복했다는 소식 들으면 뿌듯하다"

고려대 고양이 쉼터 모임이 길고양이 입양자를 위한 후원을 도왔다. [사진=김현진 기자]

(이슈타임)김현진 기자=길고양이를 위한 고려대 이공계 모임 '고양이 쉼터'가 생명이 위급한 고양이를 도운 사연이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고려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한 카페의 종업원인 윤씨는 지난해 11월 주변 상인들에게 도움을 받아 생활하던 길고양이 한 마리를 입양했다. 여름부터 카페 주위를 배회하는 고양이를 챙겨주기 시작하면서 정도 많이 쌓은데다 고양이가 사람 손을 타기 시작하면서 차가 지나가도 피하지 않는 등 더이상 길고양이로서의 생활이 어렵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윤씨는 이 고양이에게 포동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자신의 반려묘로 맞이 했다.

입양이 결정된 당시 동물병원에서 기본 건강검진을 받은 결과 포동이에게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포동이에게 발정기가 오면서 몸에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주가 넘도록 포동이의 발정기가 끝나지 않자 윤씨는 발정기 도중에도 중성화 수술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술을 결정했다. 그런데 수술을 앞두고 진행한 정밀검사에서 포동이는 폐렴 의심과 자궁축농증을 진단받았다.

자궁축농증이란 발정기 때 자궁에 세균이 감염돼 번식하면서 고름 등이 생기는 질병으로 초기발견이 중요해 발견 즉시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포동이의 경우 폐렴 의심 증상으로 마취가 어려운 상황이라 당장 수술을 할 수 없었다. 한달 가까이 산소방에서 산소와 수액을 투여받으며 입원한 포동이는 지난달 15일 2차 엑스레이 촬영결과 상태가 호전돼 수술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윤씨는 물론 포동이가 아픈 것도 염려스러웠지만 산소방 입원에만 매일 13만원 이상의 지출이 발생하는데다 건강검진 비용까지 추가로 들어 걱정이 태산같았다. 결국 그는 막막한 심정에 평소 알고 지내던 고려대 이공계 '고양이쉼터' 모임에 포동이의 상황을 알렸다.

고려대 고양이 쉼터 모임은 고려대학교내 길고양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모임으로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는 것은 물론 다친 고양이들을 치료받게 지원하고 있다.
 
포동이의 치료비 후원글과 치료 진행상활을 고양이 쉼터 페이스북에 게시하고 있다.[사진=고려대 고양이 쉼터 SNS 캡쳐]


고양이 쉼터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포동이의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모금활동을 펼쳤다. 고려대학교 주변에서 오랫동안 길고양이 생활을 한 포동이의 사연이 전해지자 하루 만에 무려 100만원이라는 돈이 모였다. 덕분에 포동이는 무사히 입원해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현재까지도 남은 두번의 수술과 입원을 후원하는 모금운동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포동이를 입양한 윤 씨는 "고양이 쉼터의 도움이 없었다면 치료비 걱정에 곤란한 상황이었을 텐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와줘 치료비 걱정 없이 포동이 건강 회복에만 집중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 덕에 힘을 얻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고양이 쉼터 김민기 지원국장은 "저희는 중계자로서 포동이의 사연과 사진을 받아 페이스북에 올린 것 밖에 없다"면서도 "동물들이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고양이 쉼터에서는 겨울을 맞아 길고양이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스티로폼과 은박 돗자리를 이용해 길고양이들을 위한 따뜻한 집을 만들어주고,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함께 9마리 길고양이의 중성화수술을 진행했다.

김 지원국장은 "동물들에 대한 세미나를 열어 동물 보호에 대해 고취시키고, 새 학기가 시작되면 중성화수술을 다시 한번 진행할 예정"이라며 향후 활동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