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문재인 신앙? 문재인 신화?

백성진 기자 / 기사승인 : 2018-06-24 17: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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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대다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 신화`를 꿈꾼다
[사진=백성진 기자]

(이슈타임 통신)백성진 기자=이번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이하 국대)은 감독 선임부터 지난 23일(현지 시간)에 있었던 멕시코 전 직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국대에 대한 국민 반응도 냉담해서, 설령 1차전 스웨덴전에서 승리했어도 국민 여론은 곱지 않았을 것이다. 쉽게 말해 16강을 진출해도 본전이였을만큼 여론은 나빴다. 그런데 멕시코 전 패배 후에 국대에 대한 여론이 놀랄만큼 좋아졌다.


한편,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러시아 하원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하며 외교의 달인다운 행보를 보였다. 이후 23일(현지시간)에는 한국과 멕시코 전의 경기를 관전하며 응원했다. 경기 이후 멕시코전에 1:2로 패배한 선수들을 위로하고 다독이는 문 대통령의 모습이 SNS에 퍼졌다.


반전이였다. 예선 1차전인 스웨덴은 경기 시작 전에 청와대청원 게시판에 '재경기를 미리 청원'하는 등 조소가 들끓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렇게 냉담했던 여론은 '고생했다'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 '지면 어때?', '아직 한 경기 더 남아있다', '16강 올라가면 뭐하냐? 1골넣었으면됐다' 등 긍정적인 의견들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친구와 치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한번 더 있어 좋다'며 긍정의 끝을 달리는 글까지 올라왔다.


축구에 대한 평상시 열정과 상관없이 2002년 이후 국가대표 축구팀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는 하늘 끝 모르게 올라갔고 그 지나친 열정은 은근히 '16강 따위'라는 의식이 깔렸다. 결국엔 웬만해선 그 욕을 막을 수가 없는 악순환이 지난 16년 간의 국대의 상황이였고 정치적인 지형과 상관없이 모두가 한마음이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어려움을 문 대통령은 한번에 풀었다. 어찌보면 지도자로서 당연히 해야할 응원과 위로 뿐이였는데 웬만해서 막을 수 없던 그 욕을 막아낸 것이다. 아니 극적으로 돌려놨다. 지금은 웬만해선 그들을 욕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의 위엄을 느낄 수 있기에 충분하다. 아마도 지금 문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는 지난 세월 DJ, MH에 대한 죄책감과 MB, GH에 대한 복수심의 공존에서 출발하는 듯 하다. 그래서 그 어떤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을 지지해야 한다는 굳은 결의도 있을 것이다.


'사람이 먼저인 나라, 적폐를 청산하는 나라.' 이런 나라를 지향하는 문 대통령과 그를 지지하는 국민들은 지금 하나다. 나 역시 적폐 청산을 완수하길 바란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건 문 대통령의 '성공 신화'이지, `문재인교 신앙`이 아니다. 우리가 힘을모아 청산하려고 하는 적폐 중 하나도 박근혜를 대통령이 아닌 여왕으로 만든 추종자 집단도 포함된다는 걸 잊어선 안된다. 아직도 박근혜 신앙으로 뭉쳐 길거리를 배회하는 그들과 지금 조금의 토론과 합의를 인정하지 않는 문재인교 추종자들은 전혀 다를게 없다. 심지어 그들이 혐오하는 일베도 반론은 받는다.


문 대통령 지지자라면, 문 대통령의 '성공 신화'와 '신앙' 중 무엇이 문 대통령에게 필요할지를 숙고해야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확인했듯이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문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외부 요인은 더 이상 없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변수가 있다면 정부와 여당, 그리고 '신앙으로 뭉친 문재인교' 뿐이다.


후대에 우리가 '문재인 성공 신화'를 남길 것인지 아니면 태극기, 성조기, 일장기 등을 휘두르는 박근혜교 추종자마냥 '실패한 문재인교 신앙'만 남길 것이지 고민해 볼 때다.


또 국민 80%가 지지하는 문 대통령 역시 토론과 합의가 없는 민주주의를 결코 이해하지도, 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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