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노인을 위한 핀테크는 없다

김혜리 기자 / 기사승인 : 2018-05-21 10: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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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김혜리 기자

(이슈타임 통신)김혜리 기자=고려장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폰에 비치는 작은 글씨에 눈을 비비는 노인들은 `핀테크 고려장`에 갇혀 통장 잔액 확인조차 자유롭게 할 수 없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로 IT를 토대로 한 금융 서비스 기술 및 산업을 의미한다. 핀테크는 대면(對面) 중심인 전통적 금융 서비스에서 벗어나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인터넷, 모바일 기반 플랫폼을 활용한 비(非)대면 송금, 결제, 자산관리 등을 가능케 한다.


핀테크를 통해 수수료와 시·공간의 제약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은행 업무가 가능해진 시대라지만 대면 거래도 어려운 노인들에게 핀테크는 아직 미지의 세계일 뿐이다.


올해 한국은행이 실시한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 결과, 70대 이상의 고령층은 현금 및 대면 거래에 대한 의존도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특성을 보였다.


70대 이상은 현금 이용비중(70%)이 상당히 높으며 현금인출 수단으로 금융기관 창구를 이용하는 비율도 약 60%로 높게 나타났다.


조사결과에서 고연령층은 `인터넷과 모바일기기 사용 미숙`을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젊은 층은 누구나 손쉽게 사용하는 스마트폰 금융서비스이지만 고령층에는 아직 생소한 것이다. 금융사에서는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할 것을 밝히고 있지만, 이미 고령층의 금융 소외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노인들의 마지막 보루가 될 은행 창구는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은행권 임직원 수는 11만1173명으로 전년 대비 3602명 감소했고 영업점포는 전년보다 312곳이 줄어든 6791곳으로 확인됐다.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이 발달한 덕분에 굳이 행원 수와 점포를 유지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스마트폰 취약계층을 외면한 핀테크는 고질적으로 대두됐던 `거래주체 간 정보의 비대칭성`을 온전히 해결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노인들을 외면한 핀테크의 발전이 `빛 좋은 개살구`로 남지 않도록 금융업계는 끊임없이 `모두`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 현재 몇몇 은행에서는 노인 전담 창구 및 노인을 위한 큰 글자 버전 애플리케이션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고령층의 수요에 맞지 않아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모든 사람은 예외 없이 노인이 된다. 현재 행해지는 `핀테크 고려장`은 노인뿐만 아니라 결국 우리에게 돌아오는 부메랑이 될 것이다. 더 늦지 않게 노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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