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희 변호사의 법률상담소]직장 내 성희롱

최지희 변호사 / 기사승인 : 2019-06-24 17: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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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뱅크>

 

최근 몇 달 사이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상담을 5~6건 정도 하였다. 미투(METOO)문제로 한참 뒤숭숭하였던 작년에는 오히려 성희롱 관련 분쟁은 적었고, 모두 조심하는 분위기 속에 더 이상 성희롱 이슈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하였으나, 그 예상은 빗나갔다.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대세인 우리나라 직장에서 이성 간에는 물론 동성 간에도 고의적 성희롱과 실수에 가까운(본인이 잘못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 성희롱은 아직까지 상당히 일어나는 듯하다.

성희롱에 관하여 규율하는 법률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이른바 남녀고용평등법이다.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직장 내 성희롱의 대체적인 의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을 것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 별표의 일부 예시를 보면, 육체적 접촉행위는 물론 음란한 농담,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 회식자리 등에서 무리하게 옆에 앉혀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행위, 음란한 사진·낙서 등을 보여주는 행위, 성과 관련된 자신의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행위, 그 밖에 사회통념상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언어나 행동이 망라된다.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고, 결과적으로 위협적·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한다. 예를 들어, 단합대회로 함께 등산을 하던 중 다소 험한 코스를 등반하면서 미끄러지며 잘 오르지 못하는 여직원이 있어 남자상사가 양 겨드랑이 사이에 팔을 끼워 들어 올려 주었다. 이 경우 신체적 접촉이 성희롱에 해당하려고 하려면 단순히 여직원이 불쾌감을 느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당시 등반코스가 험난하여 도움이 필요하였는지 여부나 실제 여직원이 미끄러져 위험이 발생하였는지, 평소 남자 상사의 언동이나 여직원과 상사와의 관계, 목격한 사람들의 태도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단순실수 내지 오해의 소지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성희롱을 당하였다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얼마 전 20대 초반의 여성이 울면서 상담실에 들어왔다. 상담 내내도 눈물을 흘리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전날 회식자리에서 사장, 부장 등 남자 상사 8명이 본인을 앞에 두고 게임을 빙자하여 입에 담을 수 없는 성적 농담을 하였다며 모욕감에 치를 떨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출근하여 바로 사표를 던지고 나왔는데, 그 사람들을 크게 혼내주고 싶다고 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성희롱이 강제추행 등의 형법상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형사상 처벌하는 방법은 없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는 “누구든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해당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5조에서는 사업주가 분쟁을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정하고 있는 바, 성희롱의 해결 주체는 원칙적으로 사업주이다.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사실을 알게 되면 해당 사실에 대하여 조사하고 행위자에 대하여 지체 없이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에 위반한 경우 사업주에게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뿐이다. 사업주가 직접 성희롱을 한 경우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따라서 피해자는 회사에 직접 성희롱 사실을 알려 행위자가 징계를 받게 하거나 관할 노동지청에 사업주의 성희롱 내지 기타 관련 법률 위반사실에 대하여 진정하여야 한다. 성희롱으로 인한 피해가 큰 경우에는 행위자 또는 사업주에게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 내지 사용자책임을 물어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겠으나, 현실적으로 큰 금액을 배상받기는 쉽지 않다.

성희롱 중 언어적 성희롱은 어떤 경우 피해자에게는 육체적 성희롱보다 더 큰 충격을 준다고 한다. 그러나 말로 하는 성희롱은 입증하기도 쉽지 않고 형사상 처벌은 불가능하여 근절이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공무원 사회나 대기업에서는 성희롱의 횟수와 내용에 따라 심한 경우 해임, 파면 수위까지 징계하여 엄하게 다루는 추세인 것이 고무적이라면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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