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소상공인 살림살이 전망

이호연 논설전문위원 / 기사승인 : 2019-01-02 09: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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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슈타임)이호연 논설전문위원=2019년 황금돼지 해를 맞이하면서, 700만 소상공인들의 살림살이는 형편이 좀 나아질 수 있을까? 장기간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을 보면 지나친 기대를 접는 것이 옳을 것이다.

 

OECD가 발표한 ‘2017 삶의 질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 38개 회원국 중 29위로 갈수록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 한국의 순위는 201425, 201527, 201728위였다. 경제규모는 세계 1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 삶의 질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수백조원의 예산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2017년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전 세계에서 꼴찌 수준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은 물론,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 채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2018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6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자살통계는 25.8명 수준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의 질이 이토록 악화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자리는 부족하고, 주거비용을 포함한 물가는 계속 오르고, 사회안전망은 부실하고, 가계부채는 점점 더 늘어나고, 양극화 현상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모든 통계나 지표들은 점점 더 나쁜 쪽으로만 향하고 있다.

 

흔히 소상공인 분야를 일자리 저수지라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일자리 영역에서의 문제점들이 집결되는 곳이란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취업자 4명 중 한명은 자영업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은퇴가 시작되면서 중기적으로 연평균 88만명이 일자리를 떠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롭게 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되는 인구는 40만명 수준이다. 이런 인구구조 현상과 관련해 과연 정부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지난 8월 통계청이 발표한 전년대비 일자리 증가폭은 3000명에 불과했다. 정부의 공공 일자리 급조 등의 긴급 단기 일자리 처방이 없었다면 일자리 증가폭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세계적인 경기흐름이나 산업구조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일자리 창출 능력은 한계점에 이르렀고, 이제 일자리 문제는 구조적 문제로 부각됐다고 보는 것이 옳은 판단일 것이다.

 

자칫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이나 장기 미취업 청년들이 대거 창업전선에 뛰어들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창업자 설문조사 결과 생계유지를 목적으로 창업을 한 창업자 비율이 80.2%에 달하고 있다.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미국의 4, OECD 평균의 2배 수준이다. 2018년 폐업한 자영업자 수는 100만을 초과할 것이라 한다. 폐업신고를 하기 위해 세무서에서 번호표를 뽑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전통적으로 노동자와 농민을 경제적 취약계층으로 분류했었지만, 이제는 자영업분야가 가장 어려운 경제적 취약계층으로 부상됐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출범했다. 하지만, 성적표는 초라하다.

 

거시적인 시각에서 우리나라의 일자리 관련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들여다보자.

 

첫째, 정부의 부실한 중장기 일자리 정책이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과 베이비부머의 대규모 은퇴는 누구나 예견할 수 있는 현상이었다. 이런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산업구조의 조정을 포함한 종합적인 일자리 대책을 강구했어야 옳았다.

 

둘째, 대기업들의 아웃소싱 정책 확대이다. 선진국의 전통적인 대기업들은 매출증가와 함께 직원 수가 늘어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 대기업들은 IMF이후 정규직 비중을 40%나 줄였고, 고용유연화라는 미명하에 아웃소싱 정책을 추구해 왔다. 비정규직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이유이다.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 대기업들은 핵심경쟁력 분야까지도 아웃소싱 처리를 하고 있고, 공기업까지 핵심 기능에 해당하는 위험관리마저 외주처리를 하고 있다는 점은 지극히 잘못된 현상이다.

 

셋째, 정부의 무분별한 외국인 근로자 유입정책이다. 우리나라의 외국인 근로자 수는 공식 실업자 통계치 수준이다. 정부의 허술한 관리로 인해 고용 일선에서는 외국인 불법 체류자가 최우선 고용 선호대상이 되고 있다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넷째, 노동조합의 파워가 지나치게 비대해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강력하게 추진한 주 52시간 근로제나 최저임금 인상의 궁극적인 수혜자는 분명 대기업 노조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이다. 비정규직이나 알바형 일자리 수는 급격히 줄어들어 오히려 소득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반성을 해야 할 대목이다.

 

다섯째,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한중/한베트남 FTA 체결 정책이다.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낮은 국가와의 FTA체결은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옳았다. 중소상공인들에 대한 피해 영향과 관련된 기본적인 통계자료도 없이 FTA를 밀어붙인 것은 지극히 잘못된 것이다.

 

다음으로 소상공인 분야에서의 그릇된 일자리 정책을 들여다보자.

 

첫째, 정부의 그릇된 유통산업 정책으로 자영업자들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1996년도에 WTO에 가입하면서 대형마트의 도심상권 진입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유통대기업들을 지원했다. 하지만, 같은 해인 1996년도에 프랑스는 이른 바 라파랭법을 제정해 유통대기업들의 도심권 진출을 억제했다. 독일도 이른 바 ‘10% 가이드라인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도심권 진출로 인근 소상공인들의 매출액이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 도심권 진출을 불허하고 있기 때문에, 신도시 이외에는 대형마트가 들어설 수 없다. 이들 나라들은 유통 효율화라는 정책목표보다는 기존의 일자리를 지켜내는 것이 더욱 중요한 정책적 가치로 판단했기 때문에 이런 정책을 펼쳤을 것이다. 유통시장 개방당시 학계는 우리나라의 적정 대형마트 수를 200개 정도로 추산했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대형마트 수는 500개를 상회하고 있다. SSM수도 이미 1300개를 넘어섰다. 이것도 모자라 유통 대기업들은 상품공급점 등의 변태적 수법을 동원해 골목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복합쇼핑몰 개점 붐이 일어 거의 대부분의 소상공인 업종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자영업자 연간 평균 매출액이 500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1조원에 달하는 복합 쇼핑몰 매출액이 얼마나 많은 소상공인들의 생계를 말살하고 있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유통대기업들은 상생법에 의한 사업조정 절차를 교묘히 피해나가기 위해 뒷돈 거래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는 이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제재조치도 취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다.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면 그나마 있는 일자리라고 지켜주어야 마땅할 것인데, 모른 척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정부의 온라인 시장 확대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이다. 자영업자들은 1996년 유통시장 개방 당시 백화점 버스 운행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해 관철시킨 바 있다. 소상공인들은 요즘 계란이나 콩나물까지도 당일 현관문 앞까지 배달되고 있는 현실을 보고도 이젠 무덤덤하다. 생존권 유지를 위한 집단행동조차 포기했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대다수 국민들이 아파트 등에 주거하고 있어, Door-to-Door 배달사업이 활성화되기 좋은 환경임을 감안한다면 적절한 대책을 미리 마련했어야 옳았다.

 

셋째, 정부의 그릇된 창업지원 정책이다. 우리나라의 미용사 자격증 소지자가 100만명을 넘고 있고, 이 중 80% 정도는 장롱면허인데도 불구하고, 해마다 자격증 소지자를 양산하는 정책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제과업종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넷째, 과밀상태에 있는 음식업 등에 대한 프랜차이즈 창업지원 등의 정책도 자영업 과밀현상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데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터지기 일보직전의 과당경쟁 상태에 처해 있는 음식업종에 새로운 사업자가 진출을 하게 되면 기존 사업자는 분명 폐업할 수밖에 없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생존율이 일반 음식점에 비해 생존율이 높다는 이유로 창업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다섯째, 온라인 시장에서의 부가가치세 탈세 방조현상이 정상적인 사업자들의 퇴출을 부추기고 있다. 바지사장을 앞세워 상품을 판매하고 부가가치세를 국세청에 납부하지 않고 폐업을 하는 현상 때문에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고 있는 정상사업자들이 경쟁력을 잃고 도산을 하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섯째, 박근혜 정부 때 추진한 관세 면제 상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혜택이 중저가 내수시장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분명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이다. 여기에 온라인 대기업들의 변칙적인 직구 구매대행 사업 확대 현상까지 가세해 중소상공인 시장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일본은 1995년에 생산가능 인구가 피크점에 이르렀다. 당시 일본의 인구대비 자영업자 비중은 현재 우리나라 수준이었다. 잃어버린 20년을 지내는 동안 일본의 인구대비 자영업자 비중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의 2017년 생산가능 인구가 정점에 달하면서, 얼마 전 IMF는 우리경제가 일본을 답습할 것이라는 우울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전체 취업자 중 25%에 달하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소상공인 부문에서 일자리 수가 향후 20년간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하면 앞이 캄캄하기만 하다.

 

일본의 20년 전 상황은 중산층 비율이 세계 최고수준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처럼 심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들은 감당하기 힘든 빚더미에 짓눌리고 있다. 미국이 연속적으로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자영업발 경제 위기가 불어 닥쳐 국가적 재앙이 일어나지나 않을까하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문재인 정부는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면서 뼈저린 반성을 하고, 2010년에 중소기업 헌장을 발표한 사례를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2010년 이전 일본의 경제정책 기조는 버블경제 붕괴에 따른 기업간 거래 정상화에 중점을 두었지만, ‘중소기업 헌장제정 이후에는 중소기업의 존재 의의를 높이 평가하고 근본적인 중소기업 정책이념 전환을 추진했다. 최근 일본경제가 완전고용 수준의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일본정부의 전면적인 정책 전환의 결과물이 아닌가 싶다. 일본 정부가 2010년 이후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 정책 5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중소기업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

 

창업 촉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중소기업의 도전을 촉진

 

공정한 시장 환경 구축

 

중소기업의 안전망 확보

 

문재인 정부는 우리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중소상공인 중심으로 산업구조 개편과 일자리 확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적 대재앙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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