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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 죽음으로 몰고간 1600억…박삼구 회장 '나비효과'금호그룹 재건에 빛 발하는 '봉이 박선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KBS라이브 캡처>

(이슈타임)김혜리 기자=지난 2일 금호아시아나 기내식 재하청 협력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가 협력업체와 맺은 불공정 계약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기내식 대란'의 근본 원인을 두고 각종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공급업체 변경에 금호그룹의 1600억원 규모 투자금 유치 건이 걸려 있어 업계에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봉이 김선달'식 경영으로 뿌려진 씨가 자라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미래 가치를 지금 팝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창립 60주년을 맞아 건설업을 주력 사업으로 성장시키겠다며 종합시공능력 평가 1위였던 대우건설을 6조4255억원에 인수했다.

금호그룹은 천문학적인 인수금액을 감당하기 위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서 2조9000억원을, 산업은행 등 18개 금융기관으로 이뤄진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3조5000억원의 차입금을 마련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FI로부터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위임받고 3년 후 FI가 보유한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을 밑돌 경우 이들에게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풋백옵션을 체결했다. 2006년 당시 대우건설 주가는 주당 2만6000원이었다.

풋백옵션이란 자산의 매수자가 일정한 조건, 정해진 시기에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박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08년 1월 대한통운을 4조1040억원에 인수했다. 대한통운 인수에는 대우건설이 1조6457억원, 아시아나항공이 1조3970억원을 출자했고 남은 금액은 역시 FI의 투자금이 뒷받침했다.

박 회장의 무리한 인수는 2008년 9월 불어닥친 경제 위기와 맞물려 결국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불렀다. 금융위기로 대우건설 주가가 떨어지자 금호아시아나는 FI에게 4조원 이상의 풋백옵션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 공적 자급 투입해 살린 기업이 다시 금호그룹으로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풋백옵션 상환으로 인한 자본잠식 위기에 처하자 2010년 대우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나서 대우건설과 금호타이어를 떠맡았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과 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자율협약은 대기업의 부실징후를 미리 발견해 내 부실화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도입된 제도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아시아나항공 외에도 금호산업·홀딩스·고속·타이어의 워크아웃에 막대한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결과로 금호홀딩스·고속·타이어는 2014년 워크아웃에서 졸업할 수 있었다. 아시아나항공도 2014년 자율협약을 종료했다.

한편 2010년 1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11월 다시 복귀한 박 회장은 그룹 재건의 신호탄으로 금호타이어 지분 8.1%, 금호산업 지분 9.9%를 FI에게 매각해 1200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박 회장은 1200억원으로 특수목적회사(SPC)인 '금호기업'을 설립해 CJ대한통운, SK에너지, 효성, 코오롱 등을 포함한 대기업과 금융회사 10곳으로부터 2900억원을 지원받았다.

주요 기업이 적지 않은 금액을 모아 금호그룹을 지원한 데는 박 회장이 '미래 가치'를 미리 가져다 팔았던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

실제로 금호산업의 주식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30억을 지원한 한화손해보험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보험 계약을 통한 높은 실적을 얻어갈 수 있었다.

한화손보와 같은 방법으로 100억을 지원한 롯데케미칼은 금호타이어에 합성고무를 납품하는 식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렇게 마련된 2900억원에다가 금호기업 주식을 담보로 NH투자증권으로부터 약 3300억원을 대출받아 만든 6200억원을 합해 7228억원을 만들어낸 것이다.

2015년 12월 박 회장은 '백기사'들이 십시일반한 7228억원으로 금호산업을 다시 인수했다.

2017년 아시아나는 중국 하이난항공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란 신(新) 주를 살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사채다. 미래의 이득을 담보로 현재 쓸 수 있는 자금을 얻어낸 것이다.

이 시기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과 같은 방법으로 금호타이어 지분 42%를 되찾아 금호그룹을 재건하는 자금확보에 매진하고 있을 때였다.

이후 아시아나는 2016년 2월 중국 하이난항공과 '게이트고메코리아(GGK)'를 설립해 30년짜리 기내식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15년간 아시아나에 기내식을 공급해왔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더 이상 아시아나에 기내식을 납품할 수 없었다.

◇ '기내식 대란'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의 자회사인 LSG 측은 "아시아나항공이 재계약을 조건으로 지주사인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BW를 사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아시아나항공을 거래상 지위 남용 혐의로 신고한 바 있다.

숨진 재하청업체 대표 A(57)씨는 아시아나에 2018년 7월1일부터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한 GGK의 공장이 화재로 가동이 불가능해지자, 임시로 기내식 공급을 담당하게 된 '샤프도앤코코리아'의 협력업체 사장이었다.

하루 3000식 정도가 가능한 샤프도앤코가 3만여식에 이르는 아시아나항공의 수요를 결국 맞추지 못하면서 기내식 공급에 차질을 빚었고 이 같은 상황이 재하청업체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기내식 대란'은 결국 박 회장이 금호그룹 재건을 위해 자금 조달을 추진하면서 LSG와 갈등이 벌어졌고, 중국 하이난항공이 금호의 손을 잡은 것으로 말미암아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금호그룹 재건을 위해 민관을 쥐어짜는 오너의 행태가 재하청업체 사장을 비극으로 몰아넣었다"며 "무책임한 국책은행과 국민을 속이는 경영자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혜리 기자  kooill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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