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신년사 한화 김승연 회장, 불꽃 ‘일감몰아주기’ 의혹

김혜리 기자 / 기사승인 : 2018-07-05 15: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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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한화 지배구조 향해 정조준<br>한화생명-호텔앤드리조트 '일감 몰아주기 의혹'
<사진=김혜리 기자>

(이슈타임)김혜리 기자=`일감 몰아주기`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적이 됐던 한화그룹이 한화S&C에 이어 이번에는 한화생명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빅 3인 한화생명은 2015년부터 연차 활용을 권장하기 위해 임직원에게 한화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상품권을 지급해 왔다. 근로기준법상의 `연차유급휴가제도`에 따라 연차 휴가를 쓴 직원에게 7만원 상당의 이용권을 나눠준 것이다. 제도 초기인 2016년에는 6억원, 2017년에는 10억원 가량의 상품권이 지급됐다.


이와 관련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상품권을 지급한 내부거래는 맞다"며 "다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연 매출 1조원 중 한화생명은 약 15억원을 차지하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라고 할 정도의 금액이라기엔 문제가 있다"고 해명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물려받을 핵심 계열사로 평가받아 왔다.


한화 측은 김 전 팀장이 경영에 복귀할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일축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김 전 팀장이 폭행사건으로 한화건설을 떠난 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맡을 것이란 전망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16년 경쟁사였던 대명레저산업에 비해 미미한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경기부진 불황 등으로 인해 국내 숙박업 실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한화는 2018~2020년 동안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연평균 약 1300억원의 신규 투자를 계획해 몸집 불리기를 하는 모양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3년에 걸친 대규모 투자는)호텔업 및 리조트를 영위하는 경영 활동으로 다른 외부 요인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부터 `일감 몰아주기`로 공정위의 조사 받아 온 한화S&C는 한화 계열의 IT 관련 일을 도맡는 회사다. 공정위는 한화 그룹 차원에서 김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한화S&C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는지 조사해 왔다.


공정위는 2014년 4000억원이 넘는 한화S&C의 국내 매출액 중 52% 정도인 2100억원이 계열사 내부거래로 발생한 데 대한 조사를 벌였다. 2017년 1월과 올해 5월에는 한화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한 대대적인 현장조사가 있었다.


한화는 이미 2017년 10월 한화S&C를 물적 분할했지만 한화S&C에 대한 3형제의 지배력은 여전했다.


그룹은 한화S&C를 존속법인(에이치솔루션)과 사업부문(한화S&C)으로 나눈 후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S&C 지분 44.6%를 스틱컨소시엄에 팔았다. 지배구조를 3형제→한화S&C에서 3형제→에이치솔루션→한화S&C로 바꾸면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려 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피하려는 꼼수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공정한 사회를 향해 앞장서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한 데 이어 올해도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얻은 이익만이 그 가치를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잇따른 `공정` 신년사에 대해 한화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의식한 김 회장의 의지로 평가했다.


실제 한화그룹은 지난 5월 31일 한화S&C와 방위산업 계열사 한화시스템을 합병하고 총수 일가 지분을 외부에 매각해 오너의 지분율을 낮추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작업의 노력을 보여왔다.


계열사 지분이 없는 기획실이 계열사의 중요한 결정에 관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기획실`도 해체했다.


이처럼 김 회장이 공정한 경영을 위한 행보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화 그룹 차원에서 한화호텔앤리조트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불거지며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선작업의 노력이 `보여주기 식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이슈타임과의 통화에서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2월 대기업의 소유지배구조 개선 자구노력 모범 사례를 분석해 발표했지만 한화그룹 사례를 넣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취임 2년 기자회견에서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가 더는 시장에서 용인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고히 인식시키겠다`고 언급한 데 따라 한화생명과 한화호텔앤리조트가 다시 공정위의 과녁에 정조준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이상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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